<또다시 태풍이 지나갑니다.>
태풍이 지나갑니다
올해들어 네번째 태풍이 온 나라 구석구석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쓸어가고 있습니다.
제 텃밭도 이웃 농부의 밭과 논에도 이제는 수확할 만한 곡식들이 없습니다.
아니 이제는 더이상 몸과 마음이 지쳐 들녘으로 나갈 힘도차 없어보이는
농부들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어떻게든 정성을 쏟아 기른 작물들인데 하나라도 살려볼 욕심으로
비싼 기름값을 내고 다시금 텃밭으로 향합니다.
고추 심어놓았던 자리는 이제 탄저병이 모두 번지는 바람이 수확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양배추, 브로커리, 가지, 야콘 등을 심어놓았던 자리에는
계속되는 비와 강풍으로 모두 찢겨나가고 썩어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 입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정성들여 키운 작물들을 포기할 수 없어서
아니 농사를 전문으로 살아가는 이웃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아침 잠에서 깨어나자 마자 텃밭으로 나가봅니다.
왼손은 지난주에 작업을 하다 다치는 바람에 손가락을 움직이는 작업이 어려운 상태이고
오른팔은 계속되는 통증으로 작업을 하기가 어려운 상태지만
그래도 무언가는 할 수 있는 작업거리를 찾아봅니다.
늦장마가 계속자라는 잡초들을 잡아내지 못한 단호박 밭이 자꾸만 눈에 거슬립니다.
낫으로 하는 작업도 할 수 없고 이참에 예초기를 이용하여
호박밭에 자라는 잡초들을 제거할 생각을 하여봅니다.
오른팔 통증으로 인해 우선 예초기로 잡초 제거하는 작업을 시험삼아 조금 해본 다음
힘들어 할 수 없으면 포기하려 했습니다.
한시간 정도 예초기로 잡초 제거하는 작업을 해보니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하면 어느정도 잡초들을 제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침 8시부터 시작한 단호박밭 잡초 제거는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모두 끝났습니다.
통증의 아품을 참아가며 잡초제거 작업을 끝낸 호박밭의 모습은 아음이 후련합니다.
다음번에 땅이 마르면 퇴비를 넣고 로타리 작업을 해둘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마늘과 양파, 돼지파를 심을 계획입니다.
아무래도 월요일에는 병원을 방문해야 할 듯 합니다.
<왼종일 작업을 마친 호박밭 잡초제거 후 모습>
<반대편에서도 한컷>
텃밭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작물들입니다.
생강은 병해가 찾아와 잎이 누렇게 말라죽고 있습니다.
야콘은 잦은비로 잎에 썩어 녹아내리고, 양배추와, 브로커리는 아예 줄기까지 녹아버렸습니다.
토란만 열심히 잘 자라고 있습니다.
<텃밭에 남아있는 작물들...>
내심 기대를 했던 고구마밭
고구마는 섶만 무성하지 뿌리에 고구마는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올해 고구마 농사는 포기해야 할 듯 싶습니다.
<섶이 무성한 고구마 밭>
지난주에 심은 김장배추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배추잎이 하나둘 잘려나가기 시작합니다.
벌레들이 내가 먹을 만큼만 남겨두었음 하는 바람입니다.
무우씨앗도 100% 발아되었습니다.
잘 만 자라면 올 겨울 무잎으로 만든 씨레기 나물은 실컷 먹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자리를 잡은 김장배추 모종>
<100% 발아된 김장무 새싹들>
여름 휴가때 파종한 5촌 당근이 싹이 나와 성장을 계속합니다.
지난해보다는 발아상태가 불량하지만 집에서 먹을만큼은 자라고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비닐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5톤당근>
방풍나물 잎을 모두 잘랐더니 새잎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올 가을에 이 녀석들을 노지로 옮겨볼 생각입니다.
마침 올해 채종한 방풍나물 씨앗의 양이 많아
과일나무 사이에 씨앗을 파종하고 지금 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방풍나물을 옮겨 놓으면 잡초방지에도 큰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하우스에서 자라는 방풍나물>
가을은 가을인가 봅니다.
지난봄 객토를 했던 자리에 자연발아된 박을 뽑아버릴까 ? 하다 그대로 두었더니
계속자라서 울타리를 타고 가더니 이제 조롱박이 매달렸습니다.
가을내음을 맏아봅니다.
<농막 울타리에 매달린 조롱박>
월요일 초대형 태풍이 지나간다는 소식에
아침, 점심 식사후 짬을 내여 하우스를 한번더 고정하고
과일나무가 바람에 쓰러지지 않도록 지지대를 고정하는 작업과
이리 저리 잔일들을 하고 나니 해가 저물어 갑니다.
일요일에 결혼식을 참석해야 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다시금 향해봅니다.
이번에 찾아온 태풍이 우리나라를 무사히 빠져나가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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