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가는길(2008~2010)

2009년 11월 첫째주 주말농장 이야기

코코팜1 2009. 11. 9. 09:53

*^^*

 

이제 올해의 주말농장도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수확하지 못한 고구마가 1두둑이 남아있어서 웬지 마음 한구석에 개운하지 못한것이 남아있었습니다.

왕복 기름값이면 이곳에서 더 많은 고구마를 살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돈으로 환산하면

가격이야 얼마 되지는 않지만 나와 옆지기의 땀과 정성과 노력이 들어갔는데

너무나 아까워서 밭에 둘수는 없습니다. 

 

옆지기는 2주전 농장에 다녀온 후로 몸살끼로 인하여 지금까지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 안쓰러워

이번주말에는 혼자 내려가서 남은 고구마를 마저 캐고 오겠노라 이야기를 하였더니

그래도 혼자서 내려가는 것이 그랬는지 같이 다녀오자고 말하기에 고마운 마음으로

옆지기와 함께 토요일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에 출발을 하였습니다.

 

메스컴에서 일요일 오후에 비소식이 있어 고속도로에서도 마음만 앞섭니다.

내려가는 도중에 자꾸만 구름이 밀려오더니 간간히 빗방울이 보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급해도 우리는 맛있는 저녁거리를 위하여 읍내 장에 들렀습니다.

이제 시장에는 꽃게 파는 가게는 몇군데 남지 았았습니다. 이제는 끝물이 되어서 그런가 봅니다.

요즘은 갑오징어가 풍년인지 파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오늘저녁은 샤브샤브로 정하고 갑오징어 5,000원어치와 자연산 홍합 3키로에 10,000원에 구입하여

농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농장의 모습이 조금은 을씨년 스러워 보입니다.

 

<첫서리가 내렸는지 잎들이 모두 시들어 을씨년스럽습니다.>

 

도착하자 마자 고구마 밭으로 달려갑니다.

첫서리가 내렸는지 고구마 잎들이 모두 시들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고구마는 지난겨울에 마늘을 심어서 올봄에 수확하고 난 자리에 무엇을 심을까 고민을 하다가

전에 사무실에서 근무할때 지인께서 모종을 주셔서 늦은 6월이 끝나갈 무렵에 고랑도 만들지 않고

심어놓은 것입니다.

 

<서리가 내렸나?  잎들이 시들었습니다-오늘 수확할 고구마 밭>

 

고랑을 만들지 않아서 그런지 고구마 캐기가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호미를 사용하기에는 너무 깊이 들어가고 여기 저기 둘쭉 날쭉 박혀 있어서

두둑 모두를 일궈야 하니 힘이 배가 들어갑니다.

이렇게 캐다가는 저녁때까지 모두 마칠수 없을것 같습니다.

 

쉽게 캐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삽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삽으로 캐다보니 여기 저기 삽에 잘려나가는 고구마가 눈에 보입니다.

나와 옆지기는 잘려나간 고구마를 볼때맏 탄식을 해 댑니다.

무척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농사츨 천직으로 살아가는 농부의 마음이 바로 이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둠이 밀려와서야 겨우 고구마 캐는 것을 끝냈습니다.

오늘 수확량은 사과상자 3 상자입니다.

올라가는 길에 모두 차에 실어 옮길 예정입니다.

 

내일은 비소식이 있으니 이참에 호박을 수확해야 합니다.

너무 많아서 어떻게 옮겨야 할지 고민입니다.

승용차로는 아무래도 2~3번은 옮겨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많은 호박들.. 내년에는 조금만 심어야 할까 봅니다>

 

<여기 이만큼 또 있습니다- 단호박도 보이고, 박도 보이네요>

 

다음번에 내려와서 가져가야 할까 합니다.

요녀석들은 모두 동서집으로 보내면 동서네가 즙으로 만들어 일년내내 먹을 것입니다. 

 

김장용으로 심은 가을무우가 매운맛이 강하게 나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스럽습니다.

지난해 심은 무우가 매운맛으로 올봄에 모두 버렸는데....

배추는 여기저기 벌레들의 습격으로 상처가 심하지만 견딜만 합니다.

그런데 배추속에서는 진드기가 심해서 걱정입니다.

 

다음번 내려와서는 배추는 골을 파고 신문지로 덮은다음 포장을 씌워 덮어놓고

무우는 골을 파서 땅에 묻을 생각입니다.  

 

저녁 10시가 넘어서자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번개와 천둥을 동반한 이번비는 여름철의 장마비 만큼이나 많이 내렸습니다.

천둥소리와 비소리가 얼마나 시끄러운지 밤새 자다 깨다를 반복하였더니 아침에 늦잠이 들어버렸습니다.

9시가 넘어서야 일어나 아침을 먹고...

어제 수확한 고구마를 데크에 올려놓았더니 밤에 몰아친 비로 인하여

상자가 모두 비를 맞아 자루에 옮겨담았더니 40키로 2자루가 됩니다.

10시가 넘어서자 비가 줄어듭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그냥 집으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어제 수확한 고구마와 지난번에 수확한 고구마 그리고 야콘을 모두 차에 실었습니다.

트렁크로는 부족하여 뒷자석에 4상자를 더 실었더니 타이어가 찌글어 집니다.

인천에 살고 있는 동서한테 들려 야콘과 고구마를 내려주고

인근에 살고 있는 형님댁에 전화해서 고구마랑 야콘을 전달하고

집에 도착하니 오후 4시가 넘어갑니다.

 

바쁘게 한주가 지나갔습니다.

다음주말은 모임에서 야유회를 가는 관계로 농장에 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셋째주에 내려가서 무우와 배추를 수확해서 저장하고 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