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쪽파 심고~~>
어느덕 9월 마지막 주인 4째주 주말이 되었습니다.
지난주에는 올봄에 조상님들을 한 곳으로 모셔놓은 수목장에 형제들이 모두 모여서 벌초를 하고 오는 바람에 농장에 가지 못하였습니다.
다음주에는 추석 명절이 있어서 또 농장에 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더구나 명절연휴 기간이 3일 밖에 안될뿐 아니라 아이가 추석에 학교 기숙사에 혼자 지내는 것도 그렇고 하여 집에 온다고 합니다.
이번 농장방문은 장모님을 모시고 다녀왔습니다.
올봄에 큰병으로 고생을 하시다가 겨우 회복하고 난 후 농장을 다녀가시고 나서 가보는 농장이라서 그런지 무척이나 궁금해 하십니다.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여 8시가 넘어서야 농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곳에서 농장까지의 거리가 125Km 가 되는 만만치 않은 거리입니다.
또한 시간상으로도 자동차로 부지런히 달려야만 1시간 30분에 도착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농장에 도착하니 밤공기가 참으로 신선합니다.
어느새 이슬이 내렸는지 잎새들이 이슬을 한아름 가득 머금고 있습니다.
옆지기가 집에서 가지고 간 물품을 정리를 마치고 난 지금 시간 21시가 지나지 않았습니다.
대도시에서는 아직도 초적녁에 불과할 시간이지만 이곳 시골은 벌써 한밤중입니다.
지금 밖에 나가봐야 딱히 할일이 없습니다.
그대로 잠을 자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옆지기와 나는 라면 1개를 끓여서 안주로 삼아
매실주 한잔을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새벽 4시가 지나자 예배당 종소리가 스피커에 흘러나옵니다.
옆집의 개들도 예배당 종소리에 맞춰서 무어라 짓어대고 있습니다.
이제 한 두시간만 지나면 새벽이 달려올것입니다.
이리 저리 뒤척이다 창문을 보니 동쪽하늘에 붉은 기운이 솟아납니다.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와 가을의 시원한 공기를 가슴속 깊이까지 들여마셔봅니다.
몸과 마음이 상큼합니다.
밭을 여기 저기 돌아보기 위해 장화를 신고나서 다녀봅니다.
우리땅을 거의 무료로 임대하여 농사를 짓고 있는 땅에 파릇 파릇한 김장배추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땅에 옆집의 부부가 재배하고 있는 김장배추 모습>
우리가 심어놓은 김장배추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배추는 모종을 옮겨심고 난 후 한번도 물을 주지 않았는데...
2주전에 왔을때 배추들이 자리를 잡아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배추모종 120개중 대여섯 개만 죽고 나머지는 싱싱하게 자란 배추들>
생각보다 잘 자라고 있습니다.
어떤 녀석들은 벌써 속을 찰 준비를 하는 녀석도 있고 어떤 녀석들은 벌레들의 습격으로 잎이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 있는 곳도 있습니다.
늦게 파종한 김장무는 벌써 키가 15Cm 넘어서고 처음파종한 김장무는 35cm 넘어섰습니다.
이참에 옆지기는 솎아서 김치를 담가서 집으로 가져가야겠습니다.
<처음 파종한 김장무- 이번에 솎아주고 난 다음에 한두번은 더 솎아줘야 할것 같습니다>
여름에 삽목한 국화가 예쁘게꽃을 피웠습니다.
<삽목한 장미과 국화중 장미는 모두 죽고 국화만 노란꽃을 피웠습니다>
풍성한 가을이 실감나는 밭입니다.
모듬치커리도 파란 잎을 여기저기 내밀고 있습니다.
올 가을 쌈거리는 걱정을 안해도 될 듯 싶습니다.
당근도 이제 밑이 들어갑니다.
어떤 녀석은 아이 손목만 하게 자란것이 제법입니다,
그런데 늦게 파종한 당근과 상추, 그리고 이름을 잊어버린 상추는 자리를 잡는 것이 영 시원치 않습니다.
<지난달에 파종한 모듬채소 -이제 먹을만큼 자라서 다음부터는 나눔을 해야될 듯>
<뿌리가 이에 커지기 시작한 당근>
<파종은 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은 쌈채소>
올봄에 나무 사이사이에 옮겨심은 땅두릅이 이제는 너무 웃자라서 내년에 모두 이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과일나무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서 다른 고랑으로 일부는 옮기고 일부는 효소를 만들 생각입니다.
<너무 웃자라서 과실나무가 기를 못피고 있어 내년봄에 모두 옮겨야 할 땅두릅>
지난해 늦가을에 앞집에 자라고 있는 해바라기가 너무난 크고 씨앗이 좋아서 밤에 몰래 하나를 가져와
올봄에 파종을 했더니 정말 잘 자라고 있습니다.
다른 품종들은 대체적으로 곁가지가 생겨서 해바라기 알아 조그만한데 이 녀석들은 곁가지도 생가지 않고
크기가 쟁반만합니다.
올 가을에 수확하면 필요하신 분에게 조금은 나눔을 해도 될 듯 싶습니다.
<올 해바라기 농사는 대풍- 내년에는 좀더 많이 심어야 할 듯>
이웃에 이곳 농장 주변에 마실을 다니시는 어르신이 계십니다.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마을을 순회하다 저의 밭에 들리셨습니다.
이웃 사람들 지내는 이야기며 동네 돌아가는 이야기를 저한테 들려주십니다.
농사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도 빼 놓지 않고 자세하게 알려주시기도 합니다.
옆지기는 따뜻한 봉지 커피를 타서 드리면 어르신은 얼굴에 기뻐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습니다.
아침을 먹고난 후 옆지기와 장모님께서는 무밭에 잡초를 제거하고 솎아낸 김장무와 갓을 다듬습니다.
그리고 고구마를 2상자 캐고 줄기는 모두 따내서 다듬었습니다
<갓은 뽑아서 김치 담그고>
<호박고구마 2상자 캐고>
<솎아낸 김장무는 김치 담그고>
<캐낸 고구마 줄기는 모두 따서 껍질 벗기면 훌륭한 나물되고>
나는 농막 주변의 풀들을 낫으로 깍아내었습니다.
이번에는 씨앗들을 모두 머금고 있어서 베어내지 않으면 내년에 또 자라기 때문에 씨가 영글기 전에
모두 베어버려야 합니다.
오후에 읍내에 가서 좌판에 팔고 있는 아주머니한테 꽃게 2키로 사고 쪽파 한 바가지에 2천원 해서
사서 농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점심으로 꽃게찜을 해서 장모님과 함께 맛나게 먹고 지난번에 알타리 무 뽑아낸 자리에 쪽파를 심었습니다.
<붕사도 뿌리고 비료도 주고>
<쪽파 심고 난 모습-김장때 먹을수 있을려나..>
뒷마당에 심어놓은 조롱박을 지난번에 따 놓았는데 이번에 속을 파내고 바가지를 만들었습니다.
잘 익은 녀석이2개 밖에 되지 않아 나머지 몇개는 그냥 버렸습니다.
<완전히 익은 박은 쪄서 말리고 나머지는 그냥 그늘에 말린 박-작은것은 막걸리 잔으로 사용예정>
일요일 아침에 비소식이 있어 아침식사를 끝내고 바로 올라갈 예정입니다.
그래서 저녁에 내일 올라갈 채소등을 미리 따서 상자에 넣었습니다.
<한그루에 따낸 수세미 - 이번에도 효소들 담아서 나눔하고>
<가지가 한상자나 되어서 이것도 이웃과 나눔하고>
<고구마 줄기는 가지고 가서 장모님 일거리로>
<쌈채소도 한상자-이웃과 함께 나눔예정>
역시 가을은 풍성합니다.
일요일 아침에 장모님께서는 마당에 풀들을 제거하시고 아침을 드셨습니다.
도시 생활은 답답하신지 농장에 오시면 호미들고 무조건 밖으로 나가십니다.
아침먹고 이번에 수확한 것을 트렁크에 넣고도 모자라서 뒷자석에 넣고 집으로 왔습니다.
처음에 이랑 만들고 씨앗 뿌리고 풀을 제거할때는 정말 힘들고 재미도 없지만
이렇게 풍성하게 수확을 해서 올라갈때는 무척이나 기분이 좋습니다.
이런맛에 주말농장을 하는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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