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가는길(2008~2010)

2009년 8월 첫째주 주말농장이야기(2)

코코팜1 2009. 8. 6. 13:31

**.

 

이제 꿀맛같던 휴가를 모두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날입니다.

손위동서 내외와 처조카가 틈틈이 밭일을 도와줘서 농장에 무성하게 자라던

풀들의 90%이상은 제거하였습니다.

 

덕분에 이번주말은 편하게 지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주말에 태풍으로 인하여 비소식이 있네요... 갈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렇지만 사실은 오가는 경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옆지기는 이틀만에 또 농장에 내려가는 것은 낭비라고

다음주 금요일에 내려가자고 나를 설득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내려가면 김장배추 모종심고 김장무우를 파종해야 하는데....

금요일 저녁까지는 생각을 해 봐야겠습니다.

   

이번 휴가때 동서와 처조카가 농장에서 자라고 있는 열무와 얼갈이 배추, 부추, 상추, 호박잎 등 모든 채소를 모두 수확하여 가져갔습니다.

그래서 농장 여기 저기에 흙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어렵게 키운 채소들이 모두 사라져서 그런지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아마도 땀과 노력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겠죠?

 

그래도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습니다.

매번 힘들게 키워놓고 시기를 놓처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눔도 못해

항상 아쉬웠는데 먹기 좋게 자란 채소들을 친척들과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내심 속으로 그 많은 채소들을 혼자서 다 해결하지도 못하면서 괜스리 욕심만 부린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농막 뒷편에 올봄에 심어놓은 단호박과 조롱박이 무럭무럭 자라서

이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시작합니다..

오이망을 설치하였으나 너무 약해서 지난주에는 끈을 구입하여 중간에 가로질러

연결하고 나무로 지지대를 만들었더니 조금은 튼튼해 보입니다. 

 <단호박과 조롱박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지지대를 세웠습니다.>

 <농막 뒷편에 자라고 있는 조롱박-잘 자라고 있습니다>

<조롱박도 탐스럽게 자라고 있습니다.-내년부터는 막걸리를 이 조롱박으로 마실수 있겠습니다> 

 

아피오스가 이제서야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이참에 효소를 만들기 위해 꽃을 따서 한곳에 모았더니 이만큼이나 됩니다.

꽃을 물에 씻은 다음 그늘에 말린후 읍내 마트에서 사온 설탕과 함께

플라스틱통에 넣었습니다.

서울에 올라와서 다시 병에 옮겨 담을 예정입니다. 

 <아피오스 꽃들이 자라고 있어서 모두 따왔습니다-효소를 만들기 위해>

 

<눈대중으로 설탕 800그램을 넣고 아피오스 꽃을 버무려서 통에 넣었습니다.>  

 

이번휴가때 농장에서 수확한 채소들 입니다.

매번 시기를 놓처 나눔을 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먹을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나눔을 하였습니다

시원섭섭합니다.   

 

 <호박 밭에서 뜯어온 호박잎들- 처조카가 찜해 놓은 것>

 <부추와 열무 그리고 씀바귀 잎을 뜯어왔습니다.>

 <옆집(집아저씨) 밭에서 뽑아온 열무입니다.-살짝 데처서 국을 끓여 먹을 계획이랍니다>

 <청상추를 몽땅 잘라왔습니다.-조금만 남겨놓고 왔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욱과 적상추도 뜯어왔습니다.-이것은 처형내가 가져갈 계획입니다>

 

당분간은 밭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한달만 지나면 지금의 조그만 새싹들이 자라서

또다시 먹을수 있는 채소들로 넘처나 고민을 할 것입니다.

누구와 같이 나눔을 할까..

 

바로 행복한 고민....

이 맛때문에 그리 힘들어도 밭에 나가 땅을 파고 씨앗을 뿌리는

농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