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가는길(2008~2010)

2009년 6월 2째주 주말농장이야기(1)

코코팜1 2009. 6. 15. 08:58

**.

 

<흥주사 산행 및 고랑에 현수막 깔고. 농약살포하고...>

 

금요일 저녁에 사무실에서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주 내내 몸상태가 좋지를 못합니다.

월화수 계속해서 저녁약속에 과음을 한 것이 몸에 무리가 왔나봅니다.

집에 도착하여보니 옆지기는 벌써 농장에 내려갈 준비를 모두 마치고

저녁상을 차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내려가서는 딱히 급하게 손봐야 할 일들은 없습니다.

그냥 안가보면 왠지 자라나는 식물들이 서운해 할 것 같고

나역시 일주일에 한 번쯤은 봐야 한주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난주와 지지난주에 무던히도 속을 썩이던 나의 애마(자동차) 손을 봤겠다..

지난주 밭 고랑에 현수막 깔다가 고정핀이 없어서 중단했는데 엇그제 멀칭할 핀도 사왔겠다..

지난해 심어놓은 자두나무와 복수아나무 가지를 유인하기 위하여 유인줄을 사왔으니

이참에 수형을 잡아야 할 것 같아서 저녁을 먹고 옆지기와 나는 농장으로 출발을 하였습니다.

 

농장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잠들어 다음날 새벽 예배당 종소리가 울릴때까지

나는 잠에 취해 세상모르고 정신없이 잠을 잤습니다.

 

새벽 5시 반 넘어서자 뻐꾸기 소리가 여기 저기서 날아옵니다.

뻐~~꾹!  뻐~~꾹.. 초여름의 새벽소리를 전달합니다.

 

지난밤에 잠을 잘 자서 그런지 오늘 아침은 어제 무거웠던 몸보다 많이 상쾌합니다.

밖으로 나가 밭을 둘러봅니다.

내가 정성을 쏟은 식물들이 얼마자 잘 자라고 있는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1주일만에 보는 밭이지만 그래도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야체들은 대체적으로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오이는 지난주에 올라올때 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1주일 사이에 이렇게 자랐습니다.

낮에 막걸리 한잔에 밭에서 따온 오이를 고추장에 찍어서 먹었습니다.

시원하고 상큼한 맛이 막걸리와 조화를 이루어 자연의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1주일 사이에 자란 오이>

 

토마토와 방울토마토도 열심히 자라고 있습니다.

1~2주 지나면 빨갛게 익어서 맛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법 커다란 녀석들이 무럭 무럭 커가고 있는 것을 보니 땅의 힘은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탐스럽게 자라고 있은 토마토> 

 

다만 브로콜리는 벌레와 진드기가 극성을 부려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오이고추와  파프리카의 상태가 위험합니다.

잎이 카맣게 타들어가고 떨어지기 꽃들도 손만대면 땅에 떨어져 버립니다.

잎 뒷면에 벌레들이 시커멓게 달라붙어 있습니다.

케일도 잎이 남아나지를 않습니다. 벌레들의 습격으로..

 

석류나무와 무화과 나무 등은 벌레없이 잘 자라고 있는데

포도나무, 사과나무 새순에도 진드기들이 달라붙어 버렸습니다

아무래도 오늘 오후에 농약상에 들러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아침을 먹기전에 도로가 울타리 옆으로 자란 풀들을 낫으로 베어버렸습니다.

울타리에 심어놓은 사철나무가 풀에 가려 자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풀에 치어서 잘 자라지 못하고 있는 사철나무> 

 

<아침밥 먹고 흥주사를 지나 백화산에 오르다>

 

아침 밥을 먹고 나와 옆지기는 지난주에 길을 잘못들어 중간에 내려온 백화산을 다시 가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농장에서 부터 걸어가기로 맘을 먹고 농장을 나섰습니다.

 

<흥주사 가는길 입구- 농장에서 팻말이 보이는 곳까지는 400미터도 안됩니다>

 

인삼밭을 지나 흥주사 입구라는 팻말을 따라 30여분을 걸어갔습니다.

흥주사까지 가는 길 중간에 이정표가 없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오솔길에는 둥굴레며 산딸기 나무도 보입니다.

어릴때 추억을 생각하며 빨갛게 익어가는 산딸기를 따 먹으며 길을 갑니다.

40여분이 지나자 조그만 절이 보입니다.

 

입구에 서있는 수령이 900년된 은행나무입니다.

이 은행나무에 소원을 빌면 자식을 낳는다는 소문이 자자한 나무입니다. 

 

<나무가지에 남근모양의 유주가 돋아나 있는 유명한 은행나무> 

 

<고즈넉한 대웅전의 모습> 

 

< 흥주사 만세루-승병들의 무기고로 사용했다 합니다>

 

 

<흥주사삼층석탑>

 

<고즈넉한 초여름의 흥주사 전경>  

 

흥주사를 뒤로 하고 다시 백화산 정상으로 길을 재촉하였습니다.

여기저기에 둥굴레가 자라고 있습니다.

가끔씩 도라지도 보입니다.

언뜻 언뜻 보이는 마을 풍경들이 그림을 그려놓은듯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오르고 내리고 하다 고개를 넘어 정상에 올랐습니다.

 

<저기 멀리 보이는 곳이 태안읍내 입니다.>

 

아직도 백화산 정상까지는 1.2KM가 남았습니다.

그래도 힘이 덜 드는 그런 나즈막한 산이라서 다행입니다.

솔향기 맡으면서 산길을 걸으니 기분이 상쾌합니다.

 

<흥주사에서 백화산 가는길의 이정표>

 

작은 언덕에 올라왔습니다.

저기 멀리에 바다가 보입니다.

작은 능성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또다시 1주일만에 맛보는 여유로움 입니다.

 

<태안의 북쪽 전경-이원면 방향>

 

1시간정도 오르자 정상에 올랐습니다.

오르는길에 또다시 산딸기도 맛을 보았습니다.

지나가는 등산객이 부러운 듯이 자꾸만 흘겨 봅니다.

한적하고 험하지 않은 산세라서 산을 오르기가 좋았습니다.

이번에는 태을암을 지나 군 도로를 100M쯤 내려간 다음 초등학교 방향으로 내려왔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 학생을 도와준 일본인 교장의 뜻이 있다고 합니다. >

 

 

이렇게 해서 약 2시 30분간이 걸린것 같습니다.

산을 오르면서 이것 저것 구경도 하고 쉬었다 가기도 하고

매주 농장에 내려갈때마다 하루는 산에 오르고 싶습니다.

 

읍사무소를 지나 난전에 가서 개구리 참외 모종 2천에 10개 구입하고

농약상에서 저독성 농약 3종류 사고 덤으로 양파망 25개 사고

농장으로 걸어가는 길에 000가든이란 곳에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한식 부페로 1인에 3천원씩 합니다.

3천원 갚어치를 하고 남는 맛도 좋고 정갈한 음식이 있는 그런 식단입니다.

 

집에 돌아와 낮잠 1시간 자고..

오후에 고랑마다 현수막으로 풀이 자라지 못하도록 깔아놓고

해가 서산에 걸처 있을 무렵 농약통에 농약 타서 파프리카와 오이맛고추

그리고 사과나무, 자두나무, 복숭아나무 포도나무 등에 약을 살포 했습니다.

 

저녁은 전에 가지고온 포도주와 함께 낮에 점심먹은 식당 아래에 정육점에서 사온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숯불을 피워놓고 맛나게 구워서

밭에서 뜯어온 쌈채소와 함께 만찬을 즐겼습니다.

이렇게 여유로운 농장의 하루가 지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