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가는길(2008~2010)

2010년 8월 셋째주 주말농장 이야기

코코팜1 2010. 8. 23. 07:37

^^

 

<김장배추 모종 심고 김장무 씨앗 파종 끝내고>

            -이번주에서 사진은 올리지 못했습니다-

 

처서가 다가왔음에도 아랑곳없이 태양은 여전히 이글거리고 있습니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옆지기가 챙겨주는 아침 도시락을 가방에 넣고 5시에 출발하여

6시반에 농장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주변을 돌아봅니다.

지난주 여름휴가때 심어놓은 쪽파도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하고

당근이며 강화순무, 상추씨앗을 파종한 자리에도 크기가 깨알 만한 잎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또한 혹시나 해서 이웃집에서 들깨모종을 얻어다 심었더니 자리를 잘 잡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야콘이 잘 자랐는데 올해는 잦은 비로 인해서 그런지 성장상태가 고르지 못합니다.

 

우선 오늘 아침에 할일은 김장무 씨앗을 파종할 두둑을 괭이로 뒤집어 놓은 다음

저녁에 김장무 씨앗을 파종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일입니다.

오늘도 전국적으로 폭염주의보가 내린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땅을 뒤엎는 작업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너비 1.5미터 길이 25미터 되는 두둑을 예전에는 한나절 작업하면 끝을 낼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오늘은 땅을 뒤엎는 작업이나 마칠 수 있을런지 걱정이 앞섭니다.

 

안개가 걷치면서 이글거리는 붉은 해가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흙을 뒤엎는 작업을 하기전에 우선 옆지기가 챙겨준 밥과 반찬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농기구를 챙겨 밭으로 나갑니다.

그 짧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태양빛은 점점 강하게 밀려오고 있습니다.

 

쇠스랑질 서너번하고 나니 숨이 가슴까지 막혀옵니다.

흙이 물기를 머금고 있어 쇠스랑에 붙어서 잘 떨어지지도 않아 땅을 파는 속도도 늦을분더러

힘이 배가 들어 나를 지치게 만듭니다.

이제 10분도 지나자 않았는데 이마며 등이며 온몸 전체에서 땀이 소나기 내리듯 흘러내입니다.

금새 온몸에서 나오는 땀으로 옷을 적신 후 발목까지 흘러내려 장화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농막에 가서 냉장고에 있는 시원한 냉수 한그릇을 비우고 다시 밭으로 가서 10분정도 작업한 후

다시 냉장고에 시원한 냉수 한그릇 비우기를 십여차래 반복하고 나니 하늘이 노랗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아직 아침 8시 반도 안되었는데 이미 태양응 용광로 같이 이글거리고 땅에서 뿜어나오는 열기 또한

온세상의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의 숨줄을 끊어놓을 기세로 거세게 밀려오고 있습니다.

오늘따라 그렇게 자주 불어오던 시원한 바람도 자취를 감추고 어디론지 도망처버렸습니다. 

 

어~~~휴!

하늘과 땅에서 뿜어내는 이 열기를 몸으로 받으며 더이상은 작업을 할수가 없습니다.

계속해서 작업을 하다가는 열사병으로 쓰러질지 아니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번에 무리하게 작업을 하다 병이 생기는 바람에 고생한적이 있어 오늘 작업은 여기서 끝을 맺고

내일 새벽에 일어나 마무리하고 씨앗 파종한 후 한냉사로 덮는 작업을 해야겠습니다.

 

작업했던 농기구를 그대로 둔 채로 농막으로 들어와 땀으로 범벅이 된 옷을 벗어

간단하게 손으로 빨래를 해서 줄에 널어 놓은 다음 목욕을 하고 났더니 시원한 느낌도 잠시동안입니다.

후라이판에 올라앉은 것 같은 뜨거운 열기 때문에 또다시 땀구멍이 열려버렸습니다.

 

오전작업을 마치고 농막에 와서 선풍기 바람에 몸을 맡기며 생가을 해봅니다.

밭에서 작업도 할 수 없고 이제 무엇을 할까(?) 하고...

 

그대로 우두커니 있기는 심심하고 이참에 지난번에 작업을 하다 그만둔 식탁 만드는 작업을 해야겠습니다.

다리 만드는 작업을 하다 올라왔는데 꺼내 다시 마무리 작업을 5시까지 하였습니다.

 

오후 5시가 넘어서자 해에서 뿜어나오는 열기가 조금씩 줄어들어 읍내 장에가서

김장배추 모종 130포기 한판 6500원, 김장무 씨앗 7000원을 주고 구입하여 농장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저녁 6시가 넘어가니 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갑니다.

내일 새벽에 배추모종을 바로 심을수 있도록 괭이로 땅을 파 놓은 다음 그 자리에 조리개로

물을 흠뻑 머금을 수 있도록 물주기 작업을 마치고 나니 저녁 8시가 넘어갑니다.

어두워서 더이상 작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저녁을 해서 먹어야 하는데 체력도 고갈되어 손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가 돼서 4000원짜리 부폐에 가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일요일 새벽 5시 반에 오늘 새벽에 할일이 있어서 그런지 무의식적으로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어둠이 걷치기 시작하면서 바로 밭에 나가 어제 저녁에 김장배추 심어놓기 위해 파놓은 자리에

배추모종을 판에서 떼어 놓은 다음 하나 하나 호미와 손으로 심어놓고 조리개로 다시 물을 주고나니

아침 해가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다행입니다.

아침해가 떠오르기 전에 김장배추 모종을 밭에 심어놓았으니...

 

어제 먹다남은 밥을 콩나물국에 넣어 간단하게 해결한 다음 커피를 한잔 마시고

하고 어제 작업하다 중단한 김장무 파종할 밭으로 나갑니다.

우선 비가오면 배수가 잘 될 수 있도록 삽으로 골을 정리하고 난 다음

두둑을 평탄하게 고른 후 김장무 씨앗을 흩어뿌림으로 뿌려주고 다시 씨앗이 흙에 묻힐 수 있도록

2차 평탄작업을 마치고 나니 또다시 땅에서 열기가 올라오고 햇빛은 뜨겁게 이글거리기 시작합니다.

 

올해 김장무 재배는 농약을 사용하기 않고 재배하기 위해 시험삼이 한냉사를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실패를 할지 어떨지는 저도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다만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서 좋고 또한 농약을 사용하려 해도 주말에만 내려와서 텃밭을 가꾸다 보니

농약을 살포해야할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비일 비재하여 애써 키운 작물들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인근 땅작업 공사장에서 나온  대나무를 얻어온 것으로 살을 만들어 꽂아놓은 다음 한냉사를

그 위에 덮고 땅이 맞닿는 곳에는 대나무 살로 돌돌 말아서 부직포 고정 핀으로 땅에 박아놓은 후

땅과 한냉사 사이에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흙으로 덮어놓고 나니 그럴듯 해 보입니다.

작업이 끝나니 11시가 되었습니다.

오늘도 어제만큼 무덥기는 하지만 그래도 바람이 조금씩 불어와 가끔씩 시원함을 맛볼수 있어 좋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번 김장배추 모종 심는 작업과 김장무 파종하는 작업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노력한 것 만큼 잘 자라 주었음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