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가는길(2008~2010)

2009년 3월 4째주 주말농장이야기

코코팜1 2009. 4. 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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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이랑 만들기와 허브씨앗 파종>

3월의 마주막 휴일에

나는 옆지기와 올해 88세되신 장모님을 모시고 토요일 이른 새벽에 농장으로 출발을 했습니다.

90이 다 되신 장모님은 지금도 정정하십니다. 당신이 평생을 오로지 시골에서 흙과 함께

살아오신 분이시라 그런지 매년 겨울에 도시로 오셔서 생활하시는 것에 대하여 불편해 하십니다.

우리들 딴에는 겨울에 시골에 계시면 건강관리를 하는데 문제가 많고 보살펴 드리는데에도

한계가 있어 10여년 전부터 매년 겨울이 되면 도시로 와 계시면서 사위집 손주집 등 이집 저집을

구경하시며 겨울을 보내시고 봄이 찾아오면 다시금 시골로 내려가시곤 하십니다.

 

이번 겨울에는 장모님의 건장이 예전만 못하기에 앞으로는 점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시간이 주어지는대로 구경을 시켜 드리고 삶에 활력을 드리고자 날씨가 따뜻한 날이면

농장에 모시고 내려갈려고 노력을 하곤 합니다.

아무래도 이번에 농장에 내려가면 아마 앞으로 한번더 농장에 모시고 내려가지 싶습니다.

봄이 찾아왔으니 당신이 평생을 살아오신 시골로 모셔다 드릴계획입니다

오늘밤은 농장에서 지내고 내일 오후에 올라올 생각입니다.

 

한 보름동안 아파트에만 계셔서 그런지 차속에서 연신 "개나리가 활짝 피었구나!, 차를 타고 여행을 하니

신선같구나!"를 계속해서 말씀을 하십니다.. 이렇게 좋아하시는 것을 보면 조금은 죄송스럽습니다.

자주 다니지를 못해서

그러나 옆지기는 멀미가 심해서 여행다니는 것이나 농장에 가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합니다.

다행으로 장모님께서는 어디 여행다니시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십니다.

그리고 멀미를 하지 않으시고 전혀 피곤해하지 않으셔서 기회만 주워지면 저는 장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다니는 편입니다.

 

이번에 농장에 가서 할일은 농막에 바닥에 고장난 전기온돌 판넬을 새로 교체할 예정입니다.

전기온돌 판넬은 엇그제 휴가때 인터넷으로 구매하여 놓았습니다.

또한 예전에 인터넷으로 구매한 벽지로 농막 한칸에 도배를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밭에 고랑을 만들고 지난번에 만들어 놓은 고랑에 허브를 일부 파종할 예정입니다.

 

장모님은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지 농장주변으로 바구니 하나 들고 돌아다니십니다.

쑥도 캐고 냉이도 캐고 민들레도 한바구니 캐 오셨습니다. 

 

첫째날은 밭일을 하나도 하지 못했습니다.

전기온돌판넬을 설치하고 나니 오전이 지나가고 오후에는 도배와 장판을 설치하고 나니

저녁이 되어서 저녁밥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농막 내부가 얇은 합판으로 되어 있어서 아늑한 느낌이 없었는데 도배를 하고나니 새집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또한 새로 교체한 전기온돌판넬이 가동되어 바닦이 뜨끈뜨끈합니다.

모처럼 농막에서의 잠자리는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둘째날은 밭고랑하나 만든 것이 오늘 한일의 전부입니다.

그것도 아침부터 시작하여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밭 한고랑 겨우 만들었습니다.

물론 쇠스랑으로 파서 만드는 것이라 여간 힘이 들뿐 아니라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밭에는 벌써 자란 잡초들로 인하여 땅을 파는 것도 힘이 들지만 잡초들을 뽑아내는 것이 시간이 많이

들어서 진도가 늦어질수 밖에 없습니다.

예전의 조상들은 농약도 하나도 없고 비료도 없고 물도 관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농사를 짓고

살았을 거란 생각을 해보니 정말 힘든 삶이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밭고랑을 하나 둘 만들어 갈때마다 제법 여느집에서 짓는 농사꾼의 밭과 비슷해 지는 것을 보면

마음이 풍요로워 집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옆지기는 지난번에 만들어 놓았던 밭고랑에 허브 2종류를 파종하고 비닐을 씌워놓았습니다.

계속해서 농장에 있으면 아침 저녁으로 물을 줄수가 있어 비닐을 씌우지 않아도 되지만

앞으로 2주후에 오기때문에 비닐을 씌워야만 땅이 마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에는 8종류의 허브를 비닐씌우지 않고 파종했다가 단 1종류만 싹이 나오고 모두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다르게 시도를 하여 보았습니다.

 

올라오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차가 고장나서 겨우겨우 집에 도착했습니다.

다음날 차 수리비로 73만원 들었습니다.

생각지도 않은 돈이 들어갔다고 옆지기는 한숨을 쉽니다.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고장으로 사고라도 나면 그보다 더한 돈이 나갈지도

모르는데 이만하길 다행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