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보내며
그는 간다, 그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것도 아니요, 내가 보내고
싶어서 보내는 것도 아니지만, 그는 간다.
그의 붉은 입술, 흰 이, 가는 눈썹이 어여쁜 줄만 알았더니,
구름 같은 뒷머리, 실버들 같은 허리, 구슬 같은 발꿈치가 보
다도 아름답습니다.
걸음이 걸음보다 멀어지더니, 보이려다 말고, 말려다 보인다.
사람이 멀어질수록 마음은 가까와지고, 마음이 가까와질수록
사람은 멀어진다. 보이는 듯한 것이 그의 흔드는 수건인가 하
였더니, 갈매기보다도 적은 쪼각 구름이 난다.
韓龍雲 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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